미래 헬스케어의 지도를 바꾸는 거인, 일라이 릴리 (Eli Lilly and Company)
본문
1. 기업 개요: 단순한 제약사를 넘어선 '혁신 R&D 허브'
일라이 릴리는 1876년 약학자 일라이 릴리에 의해 설립된 미국의 다국적 제약사입니다. 인디애나폴리스에 본사를 둔 이 기업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인슐린을 생산했으며, 최초의 SSRI 계열 항우울제 '프로작'을 개발하는 등 제약 산업의 역사를 만들어왔습니다.
릴리의 가장 큰 특징은 매출의 약 24.4%를 연구개발(R&D)에 재투자하는 'R&D 중심' 경영 철학입니다. 이는 신약 개발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미래를 위한 투자를 멈추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입니다. 전 세계 4만 6천 명이 넘는 직원 중 약 24%가 연구개발 인력이라는 점도 이를 뒷받침합니다.
주요 사업 분야:
•당뇨 및 비만: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'마운자로', '젭바운드' 등을 통해 시장을 선도하고 있습니다.
•항암: 유방암 치료제 '버제니오', 폐암 치료제 '알림타' 등 다양한 항암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습니다.
•면역: 다양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.
•신경과학: 알츠하이머 치료제 및 통증 치료제 등 미래 수요가 큰 분야에 집중하고 있습니다.
2. 핵심 이슈 및 시장 동향: 미래를 여는 두 개의 열쇠
현재 일라이 릴리의 가치를 이끄는 가장 중요한 두 가지 축은 'GLP-1'과 '알츠하이머 치료제'입니다.
가. 게임 체인저 'GLP-1'과 비만/당뇨 시장의 지배력
•폭발적인 시장 성장: GLP-1(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-1) 계열 치료제는 본래 당뇨병 치료제로 개발되었으나, 뛰어난 체중 감량 효과가 입증되며 비만 치료제 시장의 '게임 체인저'로 부상했습니다. 이 시장은 2032년까지 연평균 9.7%의 높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. 일부 시장 조사 기관은 주요 7개국 시장 규모가 2033년까지 약 17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.
•릴리의 압도적 존재감: 릴리의 '마운자로(당뇨)'와 '젭바운드(비만)'는 경쟁사인 노보 노디스크의 제품과 함께 시장을 양분하며 폭발적인 매출 성장을 기록하고 있습니다. 특히 릴리는 경쟁사보다 먼저 시장 점유율을 50%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성과를 보였습니다. 최근에는 생산 시설 확충을 통해 공급 부족 문제를 해결하며 시장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습니다.
•진화하는 파이프라인: 릴리는 현재의 주사제 형태를 넘어, 복용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**경구용(먹는 약) 비만/당뇨 치료제 '오르포글리프론(Orforglipron)'**의 3상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하며 차세대 시장까지 준비하고 있습니다.
나. 인류의 숙원, 알츠하이머 정복에 대한 도전 '도나네맙'
•새로운 시장의 개화: 알츠하이머는 오랫동안 인류가 정복하지 못한 질병이었으나, 최근 원인 물질인 '아밀로이드 베타' 단백질을 직접 제거하는 방식의 치료제들이 등장하며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습니다. 2024년 7월, 릴리의 '도나네맙(제품명: 키순라)'이 마침내 미국 FDA의 최종 허가를 획득했습니다.
•효과와 과제: '도나네맙'은 임상 3상에서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기능 저하 속도를 최대 35%까지 늦추는 효과를 입증했습니다. 이는 경쟁 약물인 '레카네맙'의 27%보다 소폭 우수한 수치로 평가됩니다. 다만, 뇌 부종이나 미세출혈(ARIA)과 같은 부작용 우려와 높은 치료 비용은 상용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습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, 수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기다려온 치료 옵션이라는 점에서 상업적 잠재력은 매우 클 것으로 평가됩니다.
3. 미래 성장 가치 및 투자자 관점
•압도적인 '블록버스터' 파이프라인: 현재의 캐시카우인 GLP-1 치료제와 미래 성장 동력인 알츠하이머 치료제라는 강력한 두 축을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. 이는 단기적인 실적 성장과 장기적인 비전을 동시에 확보했음을 의미합니다.
•지속적인 R&D 투자와 M&A: 릴리는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, 비마약성 통증 치료제 개발 기업 '사이트원'을 약 1조 3천억 원에 인수하는 등 차세대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습니다. 이는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현명한 전략입니다.
•정치적 리스크 관리 능력: 최근 미국 대선과 맞물려 제약주에 대한 관세 부과 우려가 있었으나, 릴리는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관세 유예 가능성을 높이며 정치적 불확실성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.
•지속가능경영(ESG): 릴리는 단순히 이익만을 추구하는 기업이 아닙니다. MSCI ESG 평가에서 'AA' 등급을 획득하고, 온실가스 배출 감축, 의약품 접근성 개선 등 환경(E)과 사회(S)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. 이는 장기적으로 기업의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이는 긍정적 요소입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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